안녕하세요. 서울크라운치과 대표원장 최정훈입니다.
보철 상담에서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크라운을 했는데 몇 년 만에 또 깨졌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턱이 뻐근해요."
이 두 이야기는 자주 한 사람의 입에서 함께 나옵니다. 오늘은 잠든 사이 이를 갈거나 악무는 습관이 보철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그리고 보철과 전문의가 새 보철물을 설계할 때 왜 교합(위아래 치아가 맞닿는 방식)부터 보는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낮에 음식을 씹을 때는 뇌가 힘을 조절합니다. 단단한 것을 만나면 무의식적으로 힘을 빼고, 씹는 시간도 짧습니다.
잠든 사이의 이갈이·이악물기는 그 조절이 빠진 상태입니다. 씹을 때보다 훨씬 큰 힘이, 음식 없이 치아와 치아 사이에 직접, 그리고 오래 실립니다. 자연치아도 이 힘에 마모되는데, 보철물은 자연치아처럼 미세하게 움직이며 힘을 흘려보내는 능력이 적어 그 힘을 그대로 받게 됩니다.
그래서 보철물이 반복해서 깨지거나 풀리는 분들을 보면, 보철물 자체보다 밤의 습관이 원인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일어났을 때 턱 근육이 뻐근하거나 관자놀이 쪽이 무겁다면, 밤사이 근육이 일한 흔적일 수 있습니다.
어금니 씹는 면의 굴곡이 닳아 평평해졌거나, 앞니 끝이 일자로 갈려 있으면 오래된 습관의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볼 안쪽 점막에 치아 선을 따라 하얀 줄이 있거나, 혀 가장자리에 치아 모양 자국이 있으면 악무는 습관을 시사합니다.
같은 보철물이 두 번 이상 깨졌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여러 치아가 시린 경우도 힘의 문제를 먼저 봅니다. 크라운 씌운 이가 시릴 때에서 다뤘듯, 시림의 원인 중 하나가 과도한 힘입니다.
습관이 확인되면, 저는 보철물을 "예쁘게"보다 "버티게" 설계하는 쪽으로 무게를 옮깁니다. 구체적으로 네 가지가 달라집니다.
첫째, 재료입니다. 힘을 크게 받는 자리에는 강도가 높은 재료를 고르되, 맞은편 자연치아를 지나치게 마모시키지 않는 균형을 봅니다. 오래된 금니에서 말씀드린 짝(대합치) 관계가 여기서 더 중요해집니다.
둘째, 두께입니다. 재료가 견디려면 필요한 최소 두께가 있어, 얇게 만들기 위해 무리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치아 삭제량과의 균형을 상담에서 함께 정합니다.
셋째, 씹는 면의 형태입니다. 힘이 한 지점에 몰리지 않도록 맞물림 면을 설계하고, 옆으로 가는 힘(측방력)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정합니다.
넷째, 경계 부위입니다. 큰 힘이 반복되면 보철물 경계가 먼저 벌어질 수 있어, 경계의 밀착과 위치를 더 보수적으로 잡습니다.
습관 자체를 없애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대신 밤에 끼는 장치(나이트가드·스플린트)로 치아와 보철물이 서로 직접 부딪히지 않게 하면, 힘이 장치에서 분산됩니다.
보철물을 새로 하는 분께 습관이 확인되면 저는 장치를 함께 권해 드리는 편입니다. 보철물 수명을 늘리는 변수 중에 이만큼 확실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장치는 치아 배열에 맞춰 개인별로 제작하고, 착용하며 닳거나 변형되면 검진에서 상태를 확인해 조정하거나 교체합니다.
이갈이는 밤의 문제로 알려져 있지만, 낮에 집중하거나 긴장할 때 자신도 모르게 위아래 치아를 붙이고 힘을 주는 분들도 많습니다. 컴퓨터 작업이나 운전 중, 무거운 것을 들 때가 대표적입니다.
낮의 악물기는 장치로 막기 어렵고, 대신 인식이 열쇠입니다. 입술은 닫되 위아래 치아는 살짝 떨어져 있는 것이 턱의 편안한 자세라는 점을 기억하시고, 하루 중 몇 번 "지금 이를 붙이고 있나?" 확인하는 습관을 권합니다. 보철물 입장에서는 낮과 밤의 힘이 모두 줄어들수록 좋습니다.
정기 검진에서는 마모면의 변화, 보철물 경계의 상태, 장치의 닳은 정도를 함께 봅니다. 습관은 서서히 바뀌므로, 보통 6개월 전후 간격의 검진으로 추세를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Q. 제가 이를 가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본인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위의 신호들(아침 턱 피로·마모면·볼 자국)과 함께 진료실에서 치아 마모 양상을 보면 상당 부분 추정할 수 있습니다. 함께 주무시는 분이 소리를 들었다면 그것도 중요한 단서입니다.
Q. 스트레스 때문인가요? 스트레스를 줄이면 나아지나요?
스트레스가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것만이 원인은 아니고 개인차가 큽니다. 스트레스 관리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보철물을 지키는 관점에서는 원인 해결을 기다리기보다 장치로 힘을 막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Q. 나이트가드를 끼면 보철물은 안 깨지나요?
깨질 가능성을 크게 낮추는 것이지, 없애는 것은 아닙니다. 장치 착용 여부와 습관의 세기, 보철물의 위치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다만 장치 없이 힘을 그대로 받는 것과는 분명히 다르며, 정기 검진에서 마모와 경계 상태를 함께 추적하면 문제를 일찍 잡을 수 있습니다.
Q. 장치는 매일 껴야 하나요?
습관이 있는 분이라면 매일 밤 착용을 권합니다. 며칠 빠뜨린다고 당장 문제가 생기지는 않지만, 큰 힘은 하룻밤에도 보철물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잊지 않는 습관"이 장치의 효과를 좌우합니다.
반복되는 치료일수록, 다시 할 때는 제대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궁금한 점은 편하게 문의해 주세요.